10년 전 유행이 돌아왔는데, 왜 난 아직도 그 옷을 못 입나?
복고 유행과 현실 몸매의 간극
“10년 전 입던 스키니진이 다시 유행이라길래 꺼내 입어봤습니다. 그런데 바지가 작아진 걸까요, 제가 커진 걸까요?”
이 질문은 사실 수많은 소비자의 고백이자, 업계가 눈여겨봐야 할 현상입니다.
복고(레트로)는 돌아오지만, 우리의 몸은 돌아가지 않는다는 냉혹한 현실이지요.
유행은 돌고 돕니다.
그러나 몸은 직선으로 갑니다.
패션은 돌고 도는 원형의 시간 개념을 따릅니다.
90년대 통넓은 청바지가 돌아오고, 2000년대 Y2K 미니 스커트가 다시 화려하게 복귀했습니다.
그러나 소비자의 몸은 직선형 시간 개념을 따릅니다.
10년 전보다 5kg쯤은 늘고, 어깨 각도는 조금 더 구부정해지고, 허리선은 점점 잊혀 지지요.
이 간극은 곧 소비자에게 좌절을 주고, 동시에 새로운 소비를 자극하는 ‘유행의 아이러니’를 만들어냅니다.
예를 들어, Y2K 로우라이즈 진이 다시 유행했을 때, 밀레니얼 세대의 반응은 극명히 갈렸습니다.
Z세대: “힙하다! 새롭다!”
밀레니얼: “저건 내 20대 골반일 때 가능했던 거야.”
이 때문에 브랜드들은 ‘완벽한 복원’보다는 ‘현실적 수정’을 택했습니다.
로우라이즈는 다시 나오되, 허리선을 살짝 올리고 신축성을 더해 누구나 입을 수 있도록 한 것이죠.
결국, 복고는 그 시절의 디자인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몸과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재해석되어야 합니다.
어느 소비자가 SNS에 올린 글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10년 전 옷을 다시 꺼냈는데, 그때의 나만 돌아오지 않았다. 결국 새 옷을 샀다.”
이 짧은 글이 수십만 공감을 얻은 이유는 단순합니다.
모두가 똑같은 경험을 했기 때문이지요.
복고의 재유행은 결국 ‘추억 소비 + 보완 소비’를 동시에 일으킨다는 사실을 잘 보여줍니다.
"내 옷장은 타임머신이 아닙니다."
이와 관련하여 실무자가 복고 트렌드를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몇 가지 팁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복고는 패션의 타임머신이 아닙니다.
유행은 돌아오지만, 우리의 몸은 변합니다.
그래서 복고는 그 시절로 돌아가자는 초대장이 아니라, 그 시절을 현재에 맞게 즐기라는 제안서여야 합니다.
“10년 전 유행이 돌아왔는데, 왜 난 아직도 그 옷을 못 입나?”라는 질문의 답은 명확합니다.
못 입는 게 당연합니다.
대신, 지금의 나를 위한 새로운 복고를 입으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