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쇼 런웨이는 이제 인스타 릴스 안에서 열린다
디지털 패션쇼, 숏폼 콘텐츠 중심
파리, 밀라노, 뉴욕. 전통의 3대 패션위크를 떠올리면 반짝이는 조명, 초청받은 셀럽, 그리고 런웨이를 종횡무진하는 모델들이 생각납니다.
그러나 이제 MZ세대에게 패션위크는 비행기 표 없는 공연입니다.
손 안의 작은 스크린, 바로 인스타그램 릴스와 틱톡이 새로운 런웨이가 되었기 때문이지요.
예전엔 패션쇼를 직접 가야 “봤다”라고 말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30초 릴스 하나로 쇼 전체의 분위기와 하이라이트가 소비됩니다.
예를 들어, 발렌시아가는 2022년 가상 쇼룸과 틱톡 릴스를 적극 활용해 수백만 뷰를 기록했습니다.
오프라인 쇼에 참석한 300명보다, 온라인에서 시청한 3,000만 명이 더 중요한 고객이 된 것이지요.
한마디로, 좌석 앞줄(Front Row)이 아니라 피드 맨 위(Feed Row)가 새로운 권력이 되었습니다.
패션은 영상미학을 배우고 있습니다.
디지털 패션의 무대는 단순히 기록용 카메라가 아닙니다.
릴스와 숏폼 알고리즘은 옷 자체보다 영상미학을 요구합니다.
예컨대, 바람에 흩날리는 드레스보다 ‘슬로모션으로 날리는 드레스’가 더 바이럴 되고,
런웨이를 걷는 모델보다 ‘줌인된 시선 처리’가 더 많은 댓글을 불러옵니다.
패션은 더 이상 “실물의 아름다움”만이 아니라, 영상 속 순간 포착의 미학이 된 것이지요.
한 브랜드 홍보 담당자의 말이 인상적입니다.
“예전에는 VIP 초대 명단을 작성하느라 골치가 아팠는데, 지금은 인플루언서의 핸드폰 각도를 더 신경 씁니다.”
결국, 초청장은 여권이 아니라 와이파이가 되어버린 셈이지요.
이와 관련하여 패션·뷰티 업계 실무자 입장에서 당장 적용할 수 있는 팁을 적용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패션은 더 이상 무대 위에서만 존재하지 않습니다.
패션쇼는 더 이상 한정된 공간에서 일부에게만 보여주는 이벤트가 아닙니다.
이제는 누가 현장에 있었는가보다, 누가 릴스를 만들었는가가 더 중요한 시대입니다.
앞으로 패션쇼장은 아마 이렇게 바뀔 것입니다.
“Ladies and gentlemen, please turn off your phones.” → “Ladies and gentlemen, please turn on your phon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