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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는 왜 바지보다 트레이닝복에 더 비싼 돈을 주고 살까?

  • 작성자@camp Insight 이현
  • 작성일2025.09.20
  • 조회수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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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는 왜 바지보다 트레이닝복에 더 비싼 돈을 주고 살까?

에슬레저의 역설

 

“출근길 바지는 잠옷 바지, 회의실 바지는 트레이닝복 바지.”

언뜻 농담 같지만, MZ세대 소비 데이터를 보면 농담이 아닙니다.

 

정장은 세일 코너에서 먼지만 쌓이고, 트레이닝복은 오히려 ‘럭셔리 존’에 진열되는 기이한 현상.

이게 바로 애슬레저(athleisure)의 역설입니다.

 

운동을 안 해도 운동복을 입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애슬레저는 ‘운동 + 여가’의 합성어입니다.

그런데 묘하게도, 이 옷을 사는 사람 열에 아홉은 헬스장보다 카페에 더 자주 갑니다.

런닝머신 위보다 인스타그램 피드에서 더 활약하지요.

 

실제로 글로벌 리서치 기관 NPD Group의 조사에 따르면,

운동복 구매자의 절반 이상이 “운동 목적이 아닌 일상복으로” 산다고 합니다.

MZ세대에게 트레이닝복은 땀내 나는 체육관의 상징이 아니라, 자유와 유연성의 상징입니다.

 

‘트레이닝복은 싼 옷’이라는 편견이 깨졌습니다.

예전엔 트레이닝복이 저렴한 옷의 대명사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30만 원짜리 레깅스, 100만 원짜리 조거 팬츠가 당당히 매장에 걸려 있습니다.

 

왜일까요?

브랜드가 “운동복 = 일상복”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심어주었기 때문입니다.

나이키, 룰루레몬, 아디다스 같은 글로벌 브랜드는 ‘퍼포먼스’보다 ‘라이프스타일’을 팔고 있습니다.

즉, 옷 한 벌을 사면 단순히 땀 흘릴 권리뿐만 아니라, “나 건강하고 자기 관리하는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같이 얻게 되는 것이지요.

 

어쩌면 트레이닝복은 SNS 시대의 가장 완벽한 옷일지도 모릅니다.

MZ세대는 사진 한 장이 곧 자기소개서입니다.

SNS에 올릴 때, 정장은 너무 딱딱하고 잠옷은 너무 풀어져 보입니다.

반면 트레이닝복은 적당히 ‘힙’하면서도, 꾸민 듯 안 꾸민 듯 보여주는 최적의 무기입니다.

 

한 MZ 소비자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트레이닝복은 제 인생에서 가장 효율적인 투자예요. 운동 안 해도 건강해 보이고, 일 안 해도 부지런해 보여요.”

그야말로 이미지 관리용 갑옷인 셈입니다.

 

업계 종사자라면 이 애슬레저 트렌드를 단순히 ‘운동복 유행’으로만 보지 않으셔야 합니다.

몇 가지 실무 팁을 드리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 스토리텔링 강화: 제품에 단순히 기능성(흡습, 신축성)을 강조하기보다, “이 옷을 입는 순간, 나는 바쁜 도시에서도 균형 잡힌 사람”이라는 라이프스타일 이미지를 함께 전달하세요.
  • 공간과 연결: 애슬레저는 헬스장에서만 입는 옷이 아닙니다. 카페, 공유 오피스, 공원 같은 일상 공간과의 연관성을 마케팅에 활용하세요.
  • 가격 방어 전략: 소비자가 느끼는 가치는 ‘브랜드가 부여하는 의미’입니다. “운동복인데 왜 비싸?”라는 의문 대신 “운동복이라 더 비싸다”는 인식을 심어야 합니다.
  • 협업의 묘미: 휘트니스 센터, 요가 스튜디오, 카페와의 컬래버레이션은 애슬레저 브랜드의 정체성을 강화합니다. 옷만 파는 게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을 파는 것입니다.

 

트레이닝복은 현대판 갑옷입니다.

MZ세대에게 트레이닝복은 단순한 ‘옷’이 아니라, 자기 이미지를 보호하는 현대판 갑옷입니다.

그리고 그 갑옷은 땀 흘릴 때가 아니라, 사진 찍을 때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이제 질문을 바꿔야 합니다.

“왜 바지보다 트레이닝복이 비싸냐?”가 아니라,

“왜 아직도 정장이 트레이닝복보다 싸냐?”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