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레드시트와 심장박동, 그 사이 어딘가에서
데이터기반 마케팅과 감성마케팅의 균형점 찾기
패션·뷰티 업계에서 데이터 기반 마케팅은 요즘 ‘명품 토트백’처럼 필수품이 되었습니다.
클릭률, 전환율, 체류 시간… 스프레드시트만 보면 브랜드의 심장 박동 소리까지 들릴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고객이 진짜로 심쿵하는 건 숫자가 아니라 이야기와 감정이라는 거죠.
AI는 이 간극을 메우는 ‘브랜드 번역기’가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추천 알고리즘은 고객의 구매 이력을 분석해 “이 고객은 블랙 드레스와 함께 루비 레드 립스틱을 좋아할 확률 87%”라고 예측합니다. 하지만 이 예측이 실제 구매로 이어지려면, 단순 제안이 아니라 ‘당신의 다음 파티를 위해 준비했어요’**라는 감성 포장이 필요합니다.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은 『Thinking, Fast and Slow』(2011)에서 인간의 판단은 합리적 시스템(시스템 2)과 직관적·감정적 시스템(시스템 1)이 함께 작동한다고 말했습니다. 데이터는 시스템 2를 만족시키지만, 구매 버튼을 누르게 하는 건 대부분 시스템 1입니다. 패션 마케팅에서 두 시스템을 동시에 자극하는 것이 핵심 전략이죠.
경영학에서도 비슷한 논의가 있습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arvard Business Review)에 실린 스코트 매깃스(Scott Magids), 앨런 조파스(Alan Zorfas), 대니얼 리먼(Daniel Leemon)의 연구에 따르면, ‘감정적으로 충성도가 높은 고객’은 일반 고객보다 52%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합니다. 숫자로는 냉정하지만, 결론은 뜨겁습니다. 데이터가 고객을 찾게 해주지만, 감성이 그 고객을 오래 머물게 한다는 것이죠.
실무에서 이 균형을 잡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우선, 데이터는 맥락화해야 합니다. 고객이 ‘왜’ 클릭했는지 AI 분석에 스토리를 덧붙입니다. 예를 들면, “우울한 월요일을 위한 비타민 컬러 니트 제안”처럼 말이지요.
다음으로, 감성 메시지에 데이터를 숨깁니다. “이번 주 가장 사랑받은 향수 TOP3”처럼, 숫자를 감정 언어 속에 녹입니다.
다음으로, AI와 인간의 콜라보를 진행합니다. AI가 제시한 추천을 마케터가 ‘사람 냄새 나는’ 언어로 변환합니다.
패션계에서 이런 전략을 잘 쓴 사례로, 한 뷰티 브랜드는 AI 분석으로 “봄 시즌에 연한 코랄 립스틱 구매율이 40%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그런데 그냥 ‘봄에는 코랄’이라고 광고하지 않았죠. 대신 SNS에 ‘올봄, 당신의 첫 커피처럼 설레는 코랄’을 슬로건으로 내세웠고, 매출은 전년 대비 55% 상승했습니다.
여기서 균형점을 잘 찾아야 합니다. “데이터는 방향을 잡아주고, 감성은 발걸음을 움직입니다.”
스프레드시트와 심장 박동 사이에서, 우리는 두 언어를 모두 할 줄 아는 마케터가 되어야 합니다. AI가 숫자를 속삭이면, 우리는 거기에 이야기를 덧붙여야 하죠.
다음 시즌 캠페인을 준비하는 지금, 당신의 화면에는 두 개의 창이 떠 있어야 합니다.
하나는 대시보드, 하나는 시(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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